[아무도 안 가르쳐 주는 물건의 용도] - 3편, 도로 위 지그재그 차선
매일 지나다니는 도로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뜻을 알기 어려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것들도 있지요. 첫 번째로 지그재그 차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운전 면허가 있는 사람들도 지그재그 차선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전을 하다가 지그재그 차선을 만나 핸들을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주행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리곤 하는데요. 주로 횡단보도 근처에서 볼 수 있었던 지그재그 차선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지그재그 차선의 색깔은 흰색이나 황색입니다. 운전자에게 주로 30km 이하로 서행하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서행표시’를 바닥에 해 놓은 셈이지요. 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달리다 보면 즉시 정지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어린이 보호 구역이나 횡단보도 가까이에서는 서행하도록 표시해 놓으면 사고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겠지요.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지그재그 표시일까요? 그것은 착시 현상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의 눈은 같은 너비라 하더라도 일직선으로 그어진 차선보다 지그재그로 그어진 차선을 더 좁게 느낀다고 합니다. 차선이 좁아 운전자가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도록 유도한 것이지요. 물론 표지판에 제한 속도가 표시되어 있겠지만 이렇게 바닥에 표시해 놓으면 더욱 눈에 잘 띄겠지요.
실제로 이 차선은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영국 런던에 그려진 것을 보고 지난 2010년, 서울 주요 교차로 10곳에 차용해 시범 운영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설치 전후를 비교했을 때 교통사고가 약 15% 줄어든 것으로 발표한 것이지요. 이후 전국적으로 시행된 지그재그 차선은 어린이 보호구역 등 서행이 필요한 횡단보도 전방에 설치하는 것이 기준이며, 주로 백색으로 칠합니다. 주정차 금지 구역 등의 경우에는 황색으로 칠해지기도 합니다.
한편 운전자들이 갑자기 지그재그 차선을 만났을 때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줄어든 교통사고율만 봐도 지그재그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것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이 크지만 한 번쯤 궁금증에 그 용도를 알게 된 이후에는 지그재그 차선을 만나는 것이 반가울 것입니다.